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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부 餘裕賦

전시장소 아띠갤러리 전시기간 2017년 3월28일 ~ 2017년 4월 9일 전시작가 안해경
.여유餘裕의 아름다움에 바치는 헌사
 
땅속의 생명체가 동면에서 깨어난다는 정유년 경칩驚蟄에 즈음해 수묵채색화가 안해경이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아온 ‘여유’를 주제로 근작전을 위한 신작들에 몰두하고 있다. 여유는 어원적으로는 둘 이상의 것을 ‘함께 놓는다’(put together)는 말에서 유래했지만, 물신物神주의가 팽배한 오늘의 발빠른 사회에서는 까마득한 옛 일로 기억되고 또 잊혀졌다.
그러나 근작전에서 안해경은 여유가 애초 우리와 지근 거리에 있었다는 걸 작품으로 보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일홍과 목단을 빌려, 찌든 세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던 조선시대 선비들의 배려配慮의 마음을 반추하는가 하면, 달항아리의 표면에 수국과 연화를 근접시켜 그렸던 선대 화가들의 여유를 오늘의 자신의 것으로 전유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작가는 여유가 끊임없이 새 생명을 산출하는, 요컨대 자연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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