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전시· 사업 회원전시

회원전시

유 희승展 필선의 표현과 특성

전시장소 Gallery 리서울 전시기간 2017년 4월19일 ~ 2017년 4월25일 전시작가 유희승
필선의 표현과 특성
 
동양화에서 寫生의 문제는 살아있는 자연 대상을 어떻게 생동감 있게 그리느냐일 것이다. 자연은 계속 변화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파악하려면 우선 자연을 이루는 감각적인 요소들을 시공간적으로 포착해야 할 것이다. 사생에서 옛 대가들이 주는 교훈은 자연 대상 앞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꽃을 그리자면 내가 보는 꽃이 아니라 꽃과 내가 공유한 어떤 이치(理致)를 파악하는 입장에서 대상을 보고 그려야 한다. 이런 입장을 흔히 ‘天 地 人’ 三才의 ‘無爲自然’ 一致의 자연의 이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는 다른 말로 말하면, 감각적인 것과 초감각적인 것을 동시에 붙잡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미묘한 감각을 붙잡는 수단은 직관이요, 동양인은 그 직관으로 파악한 것을 표현하는 데는 수묵 선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음을 역사상 잘 알고 있었고 활용해왔다. 그러므로 사생은 자연 대상을 베끼는 것이 아니고 직관으로 그 특정한 흐름의 순간 포착한 것을 선으로 붙잡는 것이다.
동양화가들의 관심사인 자연, 즉 산천초목과 사람과 금수(禽獸)가 아무리 복잡한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단 하나의 선에서 시작된다면 분명 화가의 ‘그림 그리기’는 ‘일획으로 시작하여 그 일획에서 끝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보면, 선은 사상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상징 체계로 표현되는 것이기도 하다.
 선은 서양의 시각으로 보면, 점과 점의 연속이지만, 동양의 시각으로 보면, 힘과 의지의 방향의 표출이요, 기(氣)의 표출의 결과요, 이상을 어느 순간 현실화하는 의지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작가의 내면적 의도나 心意性이 내포되어 있다. 작가의 내면 의지에 따라 선에는 강약이나, 지속과 정체가 표현될 수 있고, 상징 체계를 내포할 수도 있다.
선을 조형의 기초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백묘 또한 동양화의 기본적인 표현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먹의 역설적인 표현법인 백묘도 동양화의 전통적인 표현형식 중 하나이지만, 속도가 없는, 그러므로 고도의 사색을 요구하는 고도의 정제된 선이다. 백묘의 특성이1) 선을 통해서 질감과 입체감, 공간감을 표현한다. 2) 사물의 강조할 만한 특징적인 부분을 과장되고, 두드러지게 표현한다. 3) 선의 풍부한 변화를 나타내어 운율감을 표현해 낼 수 있다. 4) 섬세, 명쾌하며 사물의 구조를 엄격하게, 분명하게 표현하므로 선만으로 사물의 구조를 표현해 내는 백묘에서는 심도 있는 관찰 방법이 중요하며, 이는 훈련을 통해, 명상을 통해 이루어진다. 백묘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바로 동양화의 표현 기법을 더욱 잘 이해하고 파악하는 길이다. 이상으로 보면 먹은 붓(筆)과 상보적인 존재로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유 희승

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