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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은 개인전

전시장소 동덕아트갤러리A 전시기간 2020년 6월 3일 ~ 2020년 6월 9일 전시작가 전성은
  • thanks for. 종이에 채색. 53x38cm. 2018
    작품설명
    thanks for. 종이에 채색. 53x38cm. 2018
  • 마음을 다해. 종이에 채색. 160x120cm. 2018
    작품설명
    마음을 다해. 종이에 채색. 160x120cm. 2018
  • 어느새. 종이에 채색. 53x37. 2017
    작품설명
    어느새. 종이에 채색. 53x37. 2017

 

전성은 개인전

"마음을 다해 마음을 담아 그리다"

2020.6.3.-6.9

코로나19로 오픈식은 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해 마음을 담아 그리다.

추억.

지나온 것들이라 아름다운 것일까..

4950이 만나던 지난 겨울, 그동안의 것들과 마주하였다. 켜켜이 쌓인 먼지를 그대로 감싸고있던 20여년 반평생의 잔해들. 다시 없을 추억의 실체들을 모조리 꺼내어 하나 하나 들여다보며 털어내고, 되새김질하느라 시간깨나 걸렸다. 나의 소중한 사랑과 사람들과의 추억이 담긴 작품들.. 그것은 실체이면서도 또한 털어내고 훅 불어버리면 공기 속에 흩어져 이내 사라져버리고마는 먼지처럼 허상이기도 하다. 시공간을 초월한 추억 여행을 마치며 내리게 된 결론은 아쉬움과 미련 보다, 미안함이었다.

꽁꽁 싸매어 가둬두어서 미안해요, 그리고....”

먼지와 같이 사라져버릴 운명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소중한 추억들이 이 자리에서 바깥 공기와 마주하게 되었다. 무척이나 소중해 꽁꽁 싸매두었던 것인지 혹은 남이 알까 창피해 들켜버리는 것이 버거워서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이쁜 아이들은 오롯이 나 혼자만의 것이 절대 아닌 것 만큼은 분명하다. 좋았던 나빴던, 기뻤던 슬펐던, 고마웠던 미웠던 간에 사람과 사랑과 그 사이 어딘가의 미묘한 그즈음으로부터 몽글 몽글 피어올라 사부작대며 사뿐히 가라앉은 어여쁜 멍울들.. 차마 내치기에는 하나 하나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하기에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나는 꽃을 그린다.

꽃은 참말로 이쁘다. 그리고 그 이쁜 것들의 꽃말에 집중한다. 외형의 아름다움이야 말할 것도 없는데, 게다가 제각기 의미까지 담겨있다니 평생을 그려도 부족하다.

꽃을 통해 추억을 그렸고, 점차로 다짐과 바람을 담아보기도 했고, 앞으로는 더 단순한 느낌을 통해 현재의 소중한 감사의 마음과 행복함을 그려보고자 한다. 물론 이것들은 시간이 흐른 뒤엔 또 추억으로 쌓여질 것이다.

memory 연작(2006~2011)에서의 꽃은 책갈피에서 발견된 추억의 모습 그대로 납작하고 퇴색된 체로, 묻어두고 싶은 아픈 기억들은 시간과 함께 먼지처럼 겹겹이 쌓인 배경에 파묻히기도 했다. 점차 일상의 느낌을 담은 표현으로(까멜리에 2015, 어느새 2017,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2017, 수고많았어요 2020) 변화되었고, 마찬가지로 묻고 싶은 기억과 나이가 들며 자연스레 잊혀지는 기억들은 배경과 함께 겹쳐지기도 혹은 지워지기도 했다. 꽃과 더불어 간혹 하늘과 나비 등 내가 좋아하는 매개체들이 등장하곤 한다(regresa a mí, abrázame 2015, te quiero 2016). 그리고, 50세 맞이와 가족의 사랑을 뒤늦게 깨우치고 과거와 작업들을 정리하며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였고(thanks for, 마음을 다해 2018, refresh 1,2 마음을 담다 2019), 비로소 나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며(알알이 영글다 2020) 나름의 각오를 다져보았다. 최근에는 일상적 자연의 신비로운 발견을 통한 현재의 감사와 행복함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미래의 공간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또 만났네요 2020). 꽃 이미지를 통한 감정과 각오 등은 꽃말 덕에 의미 부여에는 비교적 수월한 편인듯하나 늘 그렇듯 재현과 표현은 큰 과제이다. 특히 불확실성을 띄는 하늘(흔적 2010, 이끄는대로 2018)과 생물의 그 오묘함을 담아내기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마음을 담아.. 소중하고 아름다운 그 추억과 함께한 모든 사람과 사랑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 자리를 마련하였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곳이 그 무엇보다도 더욱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나는 제대로 된 인사 조차 할 시기를 놓쳐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보다 넓고 큰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훗날 사랑과 사람들과의 소중한 시간들이 쌓여지는 날에 나는 또, 마주하고 기억하고 가다듬고 보듬는 흐뭇한 추억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2020. 6. 2. 전성은

 

 

더하는 글..

아무것도 모르던 철부지 꼬맹이 시절에 커서 화가가 되고싶다하자 현실에 젖은 생활과 가족의 미래를 걱정하시던 아빠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돈이 많이 들어 안된다고 했고, 그말씀을 그대로 들은 나는 그만 엉엉 울었다고 한다. 엄마는 그 일이 줄곧 마음에 걸리셨나보다. 3년 전 아빠가 돌아가시고도 2년여가 지난 후에야 이제는 중년을 훌쩍 넘겨버린 내게 아쉬움을 담뿍 담은 그 일화를 들려주셨다. 하지만, 나의 기억엔 단 한 개도 없다. 부모님은 그야말로 초인적 힘으로 가정을 잘 이끌어오셨고, 오히려 제대로 된 뒷바라지를 못해 늘 미안하다시며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연세가 많이 드신 후에도 아빠는 크고 작은 액자들을 옮기고 정리하는 힘들고 번거로운 일을 마땅히 당신의 일로 도맡아 해주시며 항상 그 자리에 계셔주었기에 나는 이를 너무도 당연시 여겼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담당자의 자리가 공석이 되어버렸다. 큰일이다. 그저 나이만 덩그러니 먹은 천둥벌거숭이의 어리석은 실체가 드러나버렸다. 문득 부모님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을까?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고, 단 한 번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자식이란 이기적인 존재다. 철부지에 꼬맹이라니, 순진한 척 너무도 뻔뻔스런 포장이다. 나이는 숫자라더니...

 

 

동덕아트갤러리A.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68 동덕빌딩

02.732.6458

 

 

전성은

j-eun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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