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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빛 초대전 「The Dance of Life」

전시장소 안상철미술관 전시기간 2022년 5월19일 ~ 2022년 6월10일 전시작가 남빛

남 빛 Nam Vit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박사수료

동덕여자대학교 미술학부 회화과 및 동대학원 동양화 전공 졸업

 

개인전 14(동덕아트갤러리, 양재 AT center, 갤러리이즈, 임립미술관_기획초대전, 아카스페이스_초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송은갤러리_작가선정전, 갤러리NV_작가선정선, 공평아트센터 외)

 

비엔날레 아트페어

2018 2018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

2017 2017 전남 국제수묵프레비엔날레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

2009 ART KARLSRUHE (Karlsruhe, Germany)

2009 LOS ANGELES ART SHOW (L.A, U.S.A )

2008 SHANGHAI ART FAIR(shanghai, China)

2008 ART EXPO LAS VEGAS 2008(Las Vegas, U.S.A)

 

주요 단체전

Beyond Borders_2019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서울

Sparkling Summer 갤러리써포먼트 여름특별기획전/Gallery Suppoment/서울

SeMa 동북부 미술대학 연계 발굴 프로젝트:낯선 이웃들/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서울

황창배:無法을 그리다_그 탈고 안 된 전설 /동덕아트갤러리/서울

Wonderful Pictures /일민 미술관/서울

PLAY SHOW / 본화랑/서울 외 다수

 

 

수상

2021 2021 정부미술은행 공모 선정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9 2회 메세나 대상전 삼천당제약 선정작가/서울미술협회

2017 국가장학금_대학원생지원장학금/한국장학재단

2009 한국미술대상전 최우수상/한국일보

2008 2008 미술은행 공모 선정작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07 서울미술대상전 입선 /서울미술협회, 소사벌미술대전 특선 /한국미술협회

2006 Color Expo 2006 우수작가상/컬러엑스포2006

 

 

작품소장

정부 미술은행(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술은행(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 레이크 사이드 C.C, 덕산화랑(북경), 갤러리NV, 엠진바이오 외 개인컬렉터 다수 소장

 

 

· 남빛 서문

수묵에 대한 천착과 몰입, 그리고 개별성을 통한 현대성의 획득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주지하듯이 수묵화는 매우 오랜 역사적 발전 과정을 거쳐 구축된 조형 체계이다. 현란한 형상계의 색채를 흑과 백이라는 간명한 형식으로 수렴해내는 수묵의 세계는 그 자체로 철학적 사유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수묵을 흔히 형식이자 내용이며, 정신으로 해석하곤 한다. 이러한 사상성과 조형적 특성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고 숙성되며 동양회화 전통의 근간을 이루었다. 더불어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된 감상관, 조형관 등은 바로 동양회화의 요체라 할 것이다. 즉 동양 회화사의 발전과 수묵의 발전 과정은 그 흐름을 같이 할 뿐 아니라, 동양회화의 전통성과 특수성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비록 수묵이 동양회화의 중심이자 전통의 실체라 하지만 오늘날 그 위상은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지경이다. 혹자는 과연 오늘날에도 수묵이라는 형식이 유효한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쇠락과 부진, 그리고 침체의 나락에 든 수묵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그 맥이 끊이지 않고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겨진다. 이는 전통에서 비롯된 관성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드러나고 있는 현상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전통에 대한 묵수(墨守)가 아닌 수묵에 대한 재발견,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가치의 발굴이자 확인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전통이라는 것이 특정한 형식이나 내용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며 부단한 변화를 통해 구축되고 형성된 것임을 상기할 때,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전통적 수묵에서 벗어나 수묵을 새로운 시대에 숨 쉬게 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 남빛의 작업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업은 전형적인 수묵화의 얼개를 지니고 있다. 여백의 기능적 운용을 전제로 한 흑과 백의 단순한 화면은 간결하고 담백하다. 그러나 그 근본적인 내용들은 전통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전통적인 수묵이 서예에서 비롯된 유려하고 부드러운 선을 조형의 기본으로 한다면, 그의 수묵은 강렬하고 완고하며 면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전통적인 수묵이 우아한 음유(陰柔)의 미를 숭상한다면, 그의 수묵은 억세고 강한 양강(陽剛)의 힘을 추종한다. 마치 먹을 종이에 새겨 넣는 듯한 둔중하고 단호한 수묵의 운용은 강렬한 인상으로 각인된다. 이는 분명 전통적인 수묵과는 거리가 있는 독자적인 해석을 통한 개성적인 표현이다. 이러한 개성적 표현이 바로 작가가 수묵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발견해 낸 새로운 표정일 것이다.

사실 작가는 줄곧 수묵으로 일관된 작업을 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기 잠자리라는 특정한 소재를 통한 섬세하고 감각적인 수묵 작업에서 시작하여 분방하고 다양한 수묵 추상 작업을 거쳐 근작에 나타나는 나무를 주제로 한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업은 줄곧 수묵에 대한 몰입이자 천착이었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이루어진 이전의 작업을 통해 작가는 수묵의 독특한 물성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특히 발묵에서 비롯되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수묵의 표현을 확보할 수 있었음은 긍정적인 성과라 평가할 수 있다.

수묵 자체는 본질적으로 구상과 추상을 모두 아우르는 독특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작가가 보인 작업 경향의 변화는 단순히 구상인가 추상인가 하는 형식의 문제보다는 수묵 자체에 대한 몰입과 집중을 통해 그 특질과 개성을 연구하고 포착하기 위한 노력이었으며, 전통적인 수묵에서 탈피하여 현대적인 조형과 개성을 표출하기 위한 지난한 노력으로 이해된다.

작가의 신작들을 지지하는 것은 나무라는 소재이다. 나무를 소재로 삼은 것은 특별한 의미부여보다는 그의 일상 주변에서 채집된 순간적인 인상의 수용이라는 해설이 옳을 것이다. 역광에 비친 강렬한 나무의 자태의 시각적 자극과 얽히고 설킨 나뭇가지들의 흔들림과 그 생태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감각과 사유가 바로 나무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전통수묵의 특징 중 하나로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전하는 것이라는 사의’(寫意)를 들 수 있다. 이 경우 사의의 대상은 유교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한 문인적 교양이다. 그러나 작가의 경우와 같이 일상에서의 순간적인 인상과 삶에 대한 관조를 담고 있는 경우를 반드시 이러한 사의의 틀에 넣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작가는 조형이라는 원칙에 따라 역광에 비친 나무를 흑과 백의 대비를 통해 엄숙하고 절제된 형식으로 수용해 내고 있다. 이는 전통수묵의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새로운 수묵 해석의 한 경향으로 사의보다 조형으로서 수묵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일견 나무라는 단순한 형상을 취하고 있지만, 그의 나무 속에는 무수한 시간의 축적과 변화를 내재하고 있다. 기법적으로 종이의 뒷면에 물을 칠하고 다시 앞으로 번져 나온 물의 흔적에 먹을 더하는 방식은 흥미롭다. 이는 수묵이 지니고 있는 우연의 성질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이에 더하여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 흔적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먹을 올려 깊이를 만드는 방식은 무수한 시간의 축적과 반복적 노동의 결과이다. 이렇게 구축된 작가의 나무는 일견 엄정한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변화를 담고 있다. 이는 먼 곳에서 조망하고 다시 가까운 곳에서 살펴보아야 비로소 드러나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자 장점이다. 유려한 선의 우아함이나 농담의 현란한 변화마저 수묵 자체로 수렴해 버린 작가의 화면은 마치 타악기의 둔중하고 웅장한 연주를 연상시킨다. 더불어 웅장하고 거친 속에서 드러나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수묵의 변화는 화면을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게 한다. 이는 그간 진행되었던 무수한 수묵 실험에서 작가가 획득한 이해와 감각의 총체적 반영이며, 작가의 특질과 개성을 담보하는 요체라 여겨진다.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수묵은 극히 전통적인 조형 방식이다. 그러하기에 그 전통의 무게는 쉽게 감당되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단순히 전통에 머문다면 수묵은 낡고 오래된 전형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부단히 새로운 기운을 수혈함으로써 전통은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작가의 수묵에 대한 접근과 이해, 그리고 실천은 전통에 대한 입장과 현대에 대한 자세를 잘 보여주는 예라 할 것이다. 일상에 대한 민감한 관찰과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 그리고 자신이 속한 시대적 가치에 충실하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은 그만큼 진솔하고 건강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그의 작업에는 여전히 발굴되지 못한 무수한 것들이 내재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수묵이 과연 현대라는 시공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작가는 온몸을 던져 답하고 있다.

 

 

· 작가노트 

The Dance of Life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그 생기의 에너지를 뿜어내던 나무는 그 다음 계절의 꽃과 열매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나무의 원형으로 돌아가 에너지를 비축한다. 하나의 낙엽조차 떨어뜨려 나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조차 나무는 살아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버리고 버린다는 것은 겨울을 보내기 위함이요, 스스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자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방법일 것이다. 앙상하게 뒤엉킨 가지들로 그 뼈대만 남아 고목처럼 보이는 겨울나무는 어떤 계절의 모습보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워 보인다.

계절의 이치에 의해 겨울나무가 주는 정취는 나무의 원통이 보여주는 굳건함과 동시에 교차하여 보여지는 잔가지들의 조형으로 내가 생각하는 경계선상의 혼란스러운 형상의 인상으로 수용되었다. 나에게 혼란스러움이란 두 개의 상반된 성질이 동등한 에너지를 가질 때 생기는 팽팽함으로 대립적 구도의 경계에서 비롯된다. 경계는 낮에서 밤으로 밤에서 낮으로 변화하는 상충되는 에너지 흐름의 중심이자 인간의 나약함과 모성의 온전함 사이의 충돌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또한, 의식과 무의식의 교차점이며, 의미와 무의미의 분별점이다.

해와 달이 교차하는 시간대에 바라다 본 나무들은 서서히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역광에 의해 그 형상을 뚜렷이 한다. 황혼녘의 한없이 뻗은 가지들과 나무의 얽히고 설킨 형상은 나에게 형언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으로 작품 속의 나의 나무들은 사실에 근거한 재현된 풍경(landscape)이 아닌 나의 마음을 마주한 사건인 심상표현(心想表現)으로의 장면(scene)으로 표현되었다. 즉 겨울나무의 형상은 일상에서의 경험을 통한 조형에 의한 인상의 수용으로 그 조형성을 해석하고자 하였으며 생태학적으로 겨울나무가 가지는 내면의 힘을 생장점을 통해 변화무쌍하는 가지표현에 주력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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