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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존하는 안과 밖의 이미지_최윤정의 화면은 이중의 막을 형성하고 있다. 우선 재질이 다른 종이와 비단이 겹쳐져서 두 개의 화면을 만들었다. 각각의 화면에는 정교하게, 채색으로 꽃이 그려져 있다. 주변 배경이나 특정한 상황성은 배제된 채로 오로지 단독으로 꽃/양난의 한 부분이 피어나듯 묘사되어 있다.
단일하고 납작한 하나의 평면이 아니라 성질이 다른 두 개의 화면이 깊이를 달리하면서 차오르는 형국이다. 그것은 보여주는 동시에 은연 중 지우고 또렷해졌다 희미해지는 것을 동시에 수반한다. 시간의 차이는 두 화면을 보는 것, 인식하는 것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동일한 소재가 약간의 차이를 지니고 그려진 두 개의 화면 역시 시차에 의해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오버랩 되는 상황을 연출한다.
기억은 은밀한 달콤함과 고통스러운 자괴감을 한 몸으로 거느리고 잠복해 있으면서 우리 몸 어딘가에 고여 있다가 자라나고 순간적으로 발아한다. 밀고 올라온다. 작가는 자신만의 기억, 지난 시간의 추억이나 내면의 갈망 등을 안쪽 화면에 꽃의 형상을 빌어 안치시켰다.
그것은 자신에 의해 가라앉혀진 것들이다. 동시에 그것은 마냥 억누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수면위로 떠오르듯 다시 새로운 화면, 또 다른 앞의 화면을 통해 환생한다. 이때 표면은 내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동시에 떠오른다. 여기서 그림자란 여전히 존재에 어른거리는, 존재의 배면인 추억/ 기억인 셈이다. 이중의 화면 연출은 그러한 내용을 시각화화는 방법론에 따른 것이다.
그와 동시에 최윤정은 작은 사각형의 화면을 무수히 반복해서 격자꼴로 연출한다. 역시 그 작은 화면도 이중의 표면을 지니면서 두 개의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꽃의 일부분이 조각조각 분리되고 파편처럼 떠돌면서 보여진다. 동일할 수 없는 저마다 다른 형상의 꽃이자 개체들이다.
줄기에서 떨어져 나와 흔들리며 떠도는 꽃이란 존재는 주어진 틀 안에서 자유로운 생/자아를 갈망하는 제스처, 한정된 제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저마다 일시적인 삶이란 틀에서 부유하다 소멸해가는 인간존재를 상징화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사각형의 프레임에 갇힌 꽃은 일정한 규범이나 틀 속의 자아일 수도 있다. 또는 자신만의 기억과 추억의 영역에 해당하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꽃/양난은 작가 자신의 분신인 셈이다.
비단이란 투명하고 얇은 재료는 그림 그리는 이의 신경과 감각을 보다 더 예민하게 만든다. 실수나 반복을 허용하지 않는 재료이기에 그 일회성의 집중은 다른 재료에서의 그리기와는 다른 체험을 안긴다. 작가는 비단이란 재료의 속성과 자신의 감수성이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하고 있는 듯 하다. 한편 즐겨 그리는 양난은 향기가 없는 꽃이다. 따라서 작가는 꽃의 향기를 시각화하는 방법으로 비단 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부드럽게 잔영처럼 흔들리는 결의 피부위에 조심스럽게, 공들여 그린 양난은 그 바탕의 재질위에서 비로소 자신이 지니지 못한 향기를 시각적으로, 나아가 촉각적으로 보여주려는 듯이 연출되고 있다. 또한 비단이란 알다시피 종이의 조직과 달리 직조된 결들이 투명하게 비춰지는 화면이다. 그 틈을 벌리고 육박해 들어가면 작은 사각형의 프레임으로 해체될 것이다. 마치 캔버스 천의 조직과 같은 셈이다. 그러니까 작은 격자꼴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작가의 화면은 그 비단이란 물질의 특성, 존재론적 조건을 이용한 작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단을 크게 확대해서 보는 이의 눈과 몸을 그 안쪽으로 불러들인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그림이란 결국 하나의 절대적인 화면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면 이를 흔드는 방법은 화면을 복수로 연결, 반복시키거나 내부를 보여주는 외부가 공존하는 화면이 된다. 따라서 최윤정의 화면/프레임 역시 작은 화면이 복수로 연속되거나 화면 안에 또 다른 화면을 집어넣는 형국으로 연출된다. 이때 안과 밖의 이미지는 서로 연계되는 이야기에 의해 유지되고 동시에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오드리 햅번의 이미지에 위에 비단 천을 씌워 이중화면을 만들어놓고 그 표면에 하염없이 떨어지는 꽃잎을 채색으로 그려놓는 최근 작품에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듣는다. 한때 화려한 은막의 스타, 아름다운 얼굴이 이제 세월이 지나 흡사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과 같은 존재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작업은 아련함과 무상함, 시간의 힘 등을 읽어내게 해준다. 소박하지만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 전달과 압축된 연출에서 시각적 흥미도 발산되는 그런 작품이다.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박영택]
최윤정 상명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2009 Aura09-3 한전아트프라자갤러리 초대전 2009 Aura09-2 세종호텔갤러리 초대전 2009 Aura09-1 AOKI갤러리 초대전_동경 2008 Aura09-3 메이준갤러리 초대전 2008 Aura09-2 ART SPACE LAKA 초대전 2008 Aura09-1 장은선갤러리 초대전 외 개인전 17회 아트페어 2009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_COEX SIPA 서울국제판화, 사진아트페어_예술의전당 AHAF 아시아탑 갤러리 HOTEL 아트페어_그랜드하얏트 서울 외 단체전 기획전 다수 현재 한국미술협회,한국화여성작가회,동방예술연구회,춘추회회원,행주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강남미술대전 운영위원 [보도자료]



 최윤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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