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이은숙 展 " Speed Kill " Cyart Space 2015/3/10~3/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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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우먼아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작성일 15-03-13 13:45 조회 8,796회 댓글 0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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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언어로 드러낸 인간과 자연 그리고 파필로 번안된 세계
이은숙 작가는 초기의 수묵작업으로부터 근래의 추상적 드로잉 작업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인간과 자연의 사물들을 소재로 하여 작업해 왔다. 그런데 그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그리고자 했던 대상은 인간과 자연이 지시하는 사물이나 그 사물로부터의 감지되는 조형적 미감이라기 보다는 사물 이면의 본질적 영역과 관련되어 있음을 그가 해온 작업 방향을 통하여 발견하게 된다.
최근의 드로잉적 제스춰를 통하여 그려내는 작업들 역시 인간과 자연을 다루고 있고 여기서 한층 더 추상적으로 변형되고 압축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가 작업해 온 방향에서 그의 조형적 태도를 가늠해 보면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작업 결과물의 조형성 그 자체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즉 작가의 관심은 양식적 변형이나 조형적 실험에 있기 보다는 인간과 자연 속에서 살아가며 경험하고 느끼게 된 부분들을 그의 작업 속에서 변형시키고 압축시켜 이미지로 형상화 하는 가운데 드러나거나 감춰져 있는 의미의 흔적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과 같은 작업 과정에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작가는 인간과 자연에 대해 작가의 시각 안으로 들어온 세계를 해석하고 비판하는 인식적 필터에 걸러진 사유의 흔적이나 혹은 그 형상성 속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의 껍질들을 들여다 보는 행위나 몸짓처럼 같이 눈에 보이는 작품의 조형성이나 혹은 작품에 표현된 인간과 자연이라는 사물 그 자체 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을 대상으로 하여 이것을 기록해 보고자 하였고 이 지점에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였다는 말이다. 이번 전시에서 스피드킬(speed kill)이라고 명명한 주제에 대해 작가는 로드킬(road kill)이라는 용어를 염두에 두고 만든 명칭임을 밝힌바 있다. 산길이나 한적한 도로에서 차량에 부딪혀 죽어가는 생명체들을 보게 되면서 작가가 받았던 인상을 강렬한 드로잉적 형상으로 표현하게 된 것인데 이 과정에서 그 죽어가는 생명체라는 것이 길 위에 죽어서 누워 있는 동물들만이 아니라 자동차와 속도를 만들어낸 인간과 현대문명이라고 불리우는 욕망이라는 세계 그 자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보여주는 스피드킬이라는 주제의 전시에서는 단순히 동물의 형상을 그려냈다기 보다는 인간의 존재 위치와 관련하여 동물로부터 인간에 이르는 현대인의 자화상에 대한 그림자를 그려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형상을 파필의 거친 드로잉을 통하여 사실적이기 보다는 추상적 양상으로 파편화시킨 것은 구체적이고 견고한 형상 너머의 인간의 본질을 그려내고자 하는 작가적 전략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은숙 작가에게 있어서 형상이나 필법과 같은 조형적 방법이라는 문제는 목적이 아니라 작가 내면의 감성 혹은 에너지를 그려내고 담아내기 위한 그릇으로 작동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물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해체된 듯이 보이는 붓 터치와 형상들은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형상이 일방적으로 지시해 버리거나 다른 한편 상상력과 감성의 흐름을 제한해 버리는 형상성의 한계를 열어놓도록 만들고 이미지의 기호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작가 고유의 방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 이은숙 작가는 인간과 자연이라는 사물을 일종의 언어로 사용하여 이를 형상과 비형상 사이의 파편화된 감각의 언어로 번안함으로써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을 드러내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작업은 결국 한계를 알 수 없는 우주와 세계, 그리고 그 곳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는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해 조형 행위를 통하여 피드백 함으로써 과연 그 본질이 무엇인가를 탐색하는 길을 찾아 나서는 사유적 존재로서의 실천 방식이고 한 예술가로서의 몸짓이자 기록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